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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칼럼 - <시의원 낙선과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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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8-20 18:32 조회39,0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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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낙선과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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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과거 해외여행을 많이 가보지 않았고, 국내에서만 KTX나 SRT 타는 것을 즐기기에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는 세 차례나 해외여행을 나갔고, 비행기를 탑승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와 필자의 과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비행기 탑승과 의료에 관해서는 ‘선한 사마리아인법과 의료’라는 제목으로 지면을 통해 말씀드렸습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발생 후 ‘지식이나 정보를 아는 사람이 침묵하면 많은 이들이 희생되거나 극심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나름 세월호 사건의 교훈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양주에서 병원을 개원하고 의료를 시작한 지 13년째 되어 양주시 의료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6.4 지방선거에 무소속 시의원으로 출마하여 보기 좋게 낙선하였습니다.

제대로 시의원이 되고자 했다면 당연히 정당 추천을 받았어야 하고, 사전에 미리 준비하여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선거운동을 했어야 하는데, 성경에 나오는 선지자 요한의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되고 싶었기에, 준비기간 없이 뜨거운 피를 주체하지 못해서 6월4일이 선거일인데 5월8일 결정하고 출마 선언을 했으니 한 달도 안되는 선거운동기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양주시의 의료 맹점이 응급의료와 중증환자 케어, 수익성이 낮은 마이너과의 부재라고 이야기하고, 해결책으로는 양주시립병원이 생겨야 한다고 떠들고 다녔습니다. 많은 이들이 들어주시고, 호응하기도 하시고, 병원 원장이 뭐가 답답해서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정치판에 뛰어들었냐고 질책도 듣고, 이왕 하는 것 제대로 잘 하라는 격려도 들었습니다.

많은 곳을 직접 발로 다니면서 필자가 수술하고 치료하였던 환자와 가족들을 병원이 아닌 환자들의 집과 사업장에서 만나 근황도 듣고 치료 결과도 들으며 병원이 달라져야 할 점들도 충고와 바람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5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느껴 공청회를 열고 토의를 한다고 하니 늦었지만 소정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의료 외에 처음으로 사회활동을 한 것이고, 정치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어쨌든 국가에서 시행하는 선거에 후보로 나서서 선거사무실 개설과 발품 파는 거리 유세, 경로당과 식당, 사람 많이 모인 곳에 가서 인사하는 등 흔하지 않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다른 후보와 달리 떨어져도 나는 큰 충격은 없을 거야.” 선거 직전 출마를 결심하면서 “가볍게 생각하자. 떨어지면 빨리 병원에 복귀해서 진료에 힘쓰자”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낙선하고 나니 엉뚱하게도 대인 기피증이 생겼습니다. 낙선 후 자살한 분도 계시고, 낙담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우울증으로 심하게 고생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선거운동 중 다른 후보들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정작 필자가 그러해지니 병원에 출근하는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우선은 쉬어야겠다 싶어 부산에 계시던 어머니 집에 머물며 그 당시 4살이던 늦둥이 막내아들과 하루 종일 놀아주던 기억이 납니다. 자취와 하숙을 하며 대학생활을 하고,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로 병원 기숙사에서 살았던 필자는 출가한 이후 부모님과는 휴가 한 번 같이하지 못했던 터라 어머니와 3개월을 같이 보내며 전라도, 서해안, 강원도,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가보지 못했던 동남아 휴양지 바닷가에도 가서 좋은 휴식을 취했습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선거에 낙선한 것이 결과만 보면 안 좋은 추억 같지만 필자에게는 선거운동 중 만난 환자와 그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고, 좋은 경험이었으며, 돌이켜보면 낙선 후 쉬면서 휴가를 가졌던 것이 평생 보약이 되어 필자의 삶에 의미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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