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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 칼럼 - <병원 떠나는 중견 교수를 바라보며(무너지는 한국 필수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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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1-27 14:34 조회6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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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병원으로 진료의 정점 꼭대기에 위치한 대학병원들이 유례없던 교수들 이탈에 적잖은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증 환자를 진료해야 할 대학병원에 역량이 뛰어난 중견 의료진 감소는 결국 의료 질(質) 저하와 중증 환자들의 치료 기회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파생시킬 수 있는 만큼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한 빅5 대형병원에서 마취를 담당하던 교수 5명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고 부산, 충남, 강원 등 전국적으로 교수진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지던트 수급 및 PA 고용 등의 문제로 인해 업무 강도는 높아진 반면, 가파르게 치솟아 오른 2차 병원급 의사들 봉급에 비해 급여는 형편없이 적고, 대학교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바뀌면서 자부심과 명예로 버텨왔던 교수들이 대학병원을 떠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현상이 특정 진료과목이나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학교에 즉, 대학병원에 실력이 좋아서 경쟁에서 우위로 남을 수 있었고, 그래서 자부심이 있었지만 요즘은 병원이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서로 모셔가려고 교수 및 의료진들에게 읍소하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보지 못하는 의료 구인광고에 대학병원 교원광고가 도배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의면 쉽게 대학병원에 근무할 수 있는 실정이 같은 의사로서 매우 절망적입니다.

최근 대동맥박리 진단을 못해서 징역형 선고를 받은 응급의학과 1년차 레지던트 기사를 보면, 피고 레지던트가 흉부 CT 검사 등 추가 검사를 했다면 피해자의 대동맥박리를 진단할 수 있었고, 피해자가 병원에 내원했을 당시 대동맥박리를 조기에 진단받았을 경우 피해자가 적기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형사소송은 CPC(임상병리회의)나 모달리티 컨퍼런스 같이 결과 즉 답을 알고 되돌리며 관여 의사들의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중간에 생각해야 하는 감별 진단들을 가르쳐주는 의사들의 학문적인 회의가 아닙니다. 특히 의료 과실에 대한 유무와 정도에 대해 민사소송에서는 치열하게 다투고 형평성 있는 판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필자도 의도적으로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았던 의사가 진단을 잘못하는 능력의 문제로 형사소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한국 의료의 문제점이 되고, 이러한 의사들이 민사가 아닌 형사소송에서 구속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한국 필수 의료의 결핍을 유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방향 설정이 중요할 것입니다. 첫째, 의사 증원 문제는 그 목적이 지역 유지 자녀들을 의사 만들고 싶어서 의대를 증원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의료 부실화가 되면 안되니까, 신입 의사들의 실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의사 면허를 허가해야 합니다. 실력 있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의대 교육 관리와 의사 국가고시 관리를 의사협회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전문가인 의사들이 관여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의료행위에 따른 형사 처벌과 민사소송이 빈번하게 늘어났기에 정부에서 면책을 해 주지 않는 한 의료수가에 리스크 비용을 추가해서 의무 보험화해야 합니다. 보험의 주체가 국가가 되건, 아니면 민간 보험회사가 하든 상관없지만, 결국 의료 민영화가 앞당겨질 것 같습니다.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기소가 깊은 사고 없이 사회적인 여론에 밀려 결국 구속까지 가는 분위기는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수도권에 몰리는 환자를 분산시키는 문제입니다. 환자 전달체계를 바꾸어야 합니다. 1차 의원을 거쳐 2차 병원급에 갈 수 있게끔 의뢰서를 철저히 챙기고, 3차 대형병원은 심각하고 희귀하며 능력 외 환자를 빅5 4차 병원으로 후송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응급 전원이라면 의사가 단계를 지정해서 높은 단계로 직접 갈 수 있지만, 환자 본인이 원해서 가는 경우라면 진료비 페널티가 높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유럽이나 미국 의료체계에서는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수도권에 빅5 분원을 만드는 기형 현상도 사라지고, 지방 2차, 3차 병원도 생존하며 지역 의료를 살려 나갈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지방에 적절히 의사를 분포하게끔 하는 정책입니다. 각 지역에 기업 유치를 어떻게 하는지 연구해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각종 세제 혜택과 직원 복지를 감당하고, 필요한 문화적 요구를 보조해주는 등 많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법규나 제재를 풀어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각 지방의 매력적인 부분이 상당히 있어서 몇 가지만 혜택을 줘도 의사 구인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많은 부분 잘못 와전된 것으로 인한 여론과 부추기는 언론이 문제인데, “의사는 이기적이다”라며 밥 그릇 싸움이라는 전제 하에 몰아붙이는 방송과 신문들이 필수 의료 결핍의 문제 해결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동안 취해왔던 자극적인 제목의 의사 때리기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문제점과 해결책 고민에 대해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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