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종원장 칼럼 - <간헐적 단식을 당뇨 환자에게도 권유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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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1-27 14:30 조회8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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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이 유행하자 대한당뇨병학회가 체계적인 실제 효과 분석을 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여러 연구를 종합해 효과와 안전성을 살피는 메타분석을 통해 학회는 제2형 당뇨병(당뇨 환자의 90%, 보통 중년 이후 발생) 성인에서 체중감량을 위한 간헐적 단식요법에 대해 권고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체중, 허리둘레, 체지방량, 제지방량, 혈압 등 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인슐린,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액검사 결과 모두 간헐적 단식이 대조군인 칼로리 제한과 비교해 유의미한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간헐적 단식은 저혈당과 케토산증, 금식과 관련한 탈수, 저혈압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권고하지 않는 것입니다. 혈당 변동성의 증가 위험이 있어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에 의해 저혈당 위험이 충분히 감시되고 약제의 용량이 지속적으로 조정될 수 있는 경우에만 고려할 수 있는데, 일반인이 이렇게 엄격하게 모니터링하면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미국은 어떨까요? 시간 제한 식이(Time-Restricted Eating, TRE)를 당뇨병 환자의 체중감량과 혈당 조절을 위한 식이요법 중 하나라고 발표했습니다. 시간 제한 식이는 섭취해야 할 칼로리를 계산할 필요가 없고,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격일 단식이나 5:2 식이요법(일주일 중 5시간 식사, 그 외에는 2일 공복)보다 쉽게 시행 가능하다는 이유입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실현 가능한 식이요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간 제한 식이는 의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항당뇨병제로 치료받는 당뇨병 환자가 간헐적 단식을 하면 저혈당, 케톤산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특히 인슐린 또는 설포닐우레아를 투약하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단식하면 일반 다른 당뇨병 환자에 비해 저혈당 발생 가능성이 많이 높고, SGLT-2 억제제(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약)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케톤산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단식을 하는 것에 선별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혈당을 관리하기 위해 약이나 인슐린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혈당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무언가를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포도당 수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하루 종일 식사 시간을 따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상태로 고통받을 때 금식하면 저혈당증으로 이어져 피곤하고 불안하고 창백하고 배고프고 짜증이 날 수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정해진 시간 동안 식사를 피하고 남은 시간 동안 모든 칼로리를 섭취해야 합니다. 단식 기간은 선택한 간헐적 단식 유형에 따라 10시간, 16시간 또는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고혈당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단식을 중단하고 배가 고파 모든 칼로리를 너무 많이 섭취할 때 발생합니다. 혈당 수치가 갑자기 급상승하면 신경 손상, 시력 상실, 신장 질환, 심장병 및 뇌졸중과 같은 당뇨병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혈당 수치의 급격한 증가와 감소는 췌장에 압력을 가하고 세포가 인슐린 저항성을 갖도록 만들 수 있어서 오히려 2형 당뇨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간헐적 단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려는 의도는 알지만, 당뇨라는 병이 사실은 혈관질환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섭취 열량을 적당히 줄이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게 정답이라고 많은 당뇨 전문 내과 선생님들이 조언합니다.
최근 모 정치인이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면서 단식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물과 소금만을 드시면서 단식을 한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이 정치인은 당뇨병 환자라고 밝혀져 단식 일수가 늘어갈 때 생명이 위태로울 것 같아 몹시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본인보다는 주변 분들이 더 걱정해서 119구급대를 상시 대기시켰던 모양입니다.
10일 안의 단기 단식 중 사망할 때는 보통 저혈압, 저혈당, 전해질 부족 등의 경우이지만 많지는 않고, 장기간의 단식에서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단식 중에 복통, 구토, 두통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반응이 나타날 경우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3일 이상의 단식은 의사의 전문적인 관리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실제로 동서고금을 살펴보면 예수님도 40일을 금식하셨고, 마하트마 간디는 75세의 나이로 옥중에서 3주간이나 단식을 한 바 있고, 김영삼, 김대중, 김성태, 황교안 등 많은 정치인이 목숨 걸고 천막단식을 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단식의 경우 7일을 넘기면 적신호가 오고, 10~14일을 넘기면 정말로 아사할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하는 선택입니다. 인체의 한계점이 72일, 기적을 바란다고 해도 75일이 확인된 한계입니다.
의학적인 단식의 기준은 체내 포도당을 모두 사용한 72시간 뒤 신체가 기아 상태를 인지하고 체내의 케톤기를 분해하려 하는 시점부터입니다. 하지만 이 분이 벌써 단식을 시작한 지 19일째인데, 케토산 혈증이 아직 안 나타나서인지 의식이 있다고 하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당뇨 진단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단식이 잘못된 것인지? 정확한 것은 몰라도 응급실로 실려가 생리식염수 하나 달고 다시 나와 단식을 계속한다니 생명과는 거리가 먼듯해서 반갑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간헐적 단식은 위험한 점이 많은데, 물과 소금으로 19일이나 단식하신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은 절대 아니고 마블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초인일 것 같습니다. 이런 뛰어난 초인이 당뇨병 환자라니 그것도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아 갈피를 잡지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단식을 마치고 회복 중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기우가 될 것 같습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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