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종원장 칼럼 -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사용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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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1-27 14:14 조회83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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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전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과 더불어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나 호르몬 이상 등의 생화학적 요인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신경세포 말단에서 행복감을 포함한 광범위한 감정을 느끼는 데에 기여하는 복잡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활성을 증가시켜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물질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입니다.
1908년대 프로작이라는 약으로 첫선을 보인 SSRI는 세로토닌뿐만 아니라 다른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까지 억제하는 삼환계 항우울제(TCA)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안전성이 높다고 여겨집니다. 현재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공황장애, 사회공포증, 범불안장애, 강박증 같은 불안장애 치료약으로도 쓰여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TCA는 처방 제한 규정이 없는 것에 반해 SSRI 처방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외 의사인 경우 60일까지만 처방할 수 있도록 처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OECD 정신건강 자문관 수잔 오코너(영국 정신과 전문의)는 한국의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를 보고 크게 놀라면서 “일반 의사의 항우울제 처방을 못하게 하는 것은 항생제를 처방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항우울제 처방 규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다. 빨리 항우울제 처방 규제를 철폐하라”고 강하게 정부에 요구한 기록이 있습니다.
OECD 나라 중 한국은 자살률 1위, 우울증 유병률 1위인데 우울증 치료율은 세계 최저입니다. 미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66%인데 한국은 11%로 최악입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희망, 즐거움과 의욕이 없어지고 비관적이고 쉽게 절망에 빠져 결혼과 출산은 생각할 수도 없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과 같은 우울증-자살공화국은 지구에서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2000년부터 2011년 사이에 다른 나라들의 자살률은 대부분 감소하였는데 반하여 한국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로 100% 증가하였습니다. OECD는 한국에 무슨 일이 벌어졌냐고 크게 놀랐고, 분석 결과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이 너무 낮고, 안전한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와 우울증 심리치료가 의료보험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반론을 들어보면, 조울증이나 조현병, 불안장애 등과의 감별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처방하는 항우울제는 오히려 감정 기복을 악화시키고 정신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우울증은 약물치료, 특히 SSRI 처방 하나로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고, 면담과 행동평가 등을 통한 심리치료를 병행하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SSRI는 잘 알려진 구토, 오심 등과 같은 소화계통 부작용 외에 과도한 진정 작용, 무력감, 항이뇨호르몬 부적절 분비 증후군, 성기능 저하, 세로토닌 금단 증후군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주로 밤에 복용시키지만 아침까지 영향이 남아 운전이나 기계 조작 등 집중을 요하는 직업에서는 복용에 신중해야 하고, 고령에서는 낙상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약물 중단 시에는 1/2, 1/3씩 획일적으로 양을 조절하기보다 불안 지수, 우울 지수, 다른 약물 복용 등 환자의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며, 복용량과 기간을 민감하게 조절해서 약물 절벽 현상을 방지하고, 금단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치료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극성 장애(조울증)의 초기증상이 우울증인데, 항우울제 복용이 조울증 유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예를 들어 초기 우울증 치료를 약물에만 의존하는 것은 비용이 저렴하고 효과가 빠른 장점이 있지만, 질환의 재발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구체적인 통계를 보면 약물 치료를 통해 완전히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30% 정도이고, 60~70% 환자는 재발합니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전문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부끄러워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경향을 고려한다면, SSRI 처방 제한은 빨리 풀어주고 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선생님들이 주의 깊게 처방하며, 특별한 관심으로 우울 증상의 완전 개선이 아닌 경우 초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게 하는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치료 외에도 역동 정신 치료, 인지 행동 치료를 받아 재발이 줄고 증상에서 해방되는 환자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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