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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 칼럼 - <중대재해처벌법과 전문간호사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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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9-13 13:17 조회19,4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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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의료기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의결했습니다. 시행일은 2022년 1월27일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면, 의료기관을 비롯한 사업장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서 업무와 관련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인에는 사망 시 50억원 이하 벌금을, 그 외 부상자나 직업성 질병자 발생 시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양벌 규정을 두었습니다.

중대산업재해 판단기준인 직업성 질병자의 범위는 각종 화학적 인자에 의한 급성중독, 그에 준하는 질병으로 정했습니다. 급성중독에 준하는 질병은 인과관계의 명확성(급성), 사업주의 예방 가능성, 피해의 심각성을 기준으로 판단키로 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의결한 중대재해 판단기준에는 ‘보건의료 종사자에게 발생한 혈액 전파성 질병(B형 간염, C형 간염, 매독, 후천성면역결핍증)과 전리 방사선(물질을 통과할 때 이온화를 일으키는 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한 급성 방사선증 또는 무형성 빈혈 등을 포함하고 있어 처벌 강화로 인한 경영자의 위험 부담은 물론 안전보건 조치 의무 이행에 필요한 사업주의 부담이 대폭 늘었습니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구체적 내용은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등에게 필요한 권한·예산 부여, 충실성을 평가하며,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시설·장비를 구비하는 것입니다. 그 외 자세히 지침이 만들어졌지만, 대부분 인력 확보 및 장비, 시설 마련을 위한 재원을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미 환자안전법에 환자 등 병원 이용자에 대한 안전 확보조치를 규정하고 있어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적용하면 과도한 이중규제라는 관점이 의료계의 일반적인 사고여서, 필요한 경우 환자안전법을 통해 규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중 이용시설에서 의료기관을 제외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하였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마취통증 전문의 부족으로 인한 마취전문간호사 도입이 필요하다고 대두된 전문간호사 개정안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상반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과거 ‘마취전문간호사 업무에 대한 행정해석’에서 “비록 의사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사만이 할 수 있는 마취행위를 직접 할 수 없다”고 했고,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마취 주사의 경우, 의사의 진료행위로 규정하고 있어 마취전문간호사의 시술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마취전문간호사가 마취를 하고, 심지어는 통증 진료도 하는 행위를 용인할 것이라고 하고 있으니, 의협에서는 차라리 이제 수술전문간호사도 도입해서 수술도 간호사가 하라고 비꼬고 있는 형편입니다. 실제 마취는 환자를 죽음과 가장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다가 다시 의식의 세계로 끌어올리는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입니다. 4년의 마취전문 수련과정을 마치고도 쉽지 않은 일이고, 노련하고 숙련된 마취과 전문의도 마취를 시도할 때와 깨울 때는 많이 긴장하고 어려워하며 돌발 상황에 늘 대비하는 자세로 대하는 위험한 과정입니다.

환자의 안전을 생각한다면서 환자안전법을 만들고, 보건의료 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중복으로 시행하면서도, 전문간호사 개정안에서는 거꾸로 환자의 안전과는 동떨어지는 정책을 시행하는 정부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법입니까?

정부는 의료계에 많은 규제와 지침으로 행정적인 부담을 지우기만 하면서 매년 의료 수가에 물가 반영은커녕 거의 제자리를 맴돌게 강제 책정을 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것은 의료계도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입법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정부의 의도가 뭔지? 공공 의대 같은 정부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의료계에 성동격서 같은 공격을 하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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