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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 칼럼 - <범죄피해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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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9-13 13:26 조회18,7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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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을 통해 젊은 여성이 요추 1번 골절, 다발성 늑골 골절 및 양측 뒤꿈치뼈 분쇄 골절로 입원하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이름도 모습도 한국인은 아니었습니다. 동남아인으로 추정되고, 양쪽 발이 골절되어 보행도 불가하고, 척추 골절로 침대에서 내려오기도 힘든데, 다발성 늑골 골절로 숨 쉬는 것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힘들고 불편해 보였습니다.

간호사를 통해 들으니, 한국에 시집온 동남아 여성으로 남편의 학대로 두들겨 맞다가 피하기위해 2층에서 뛰어내리다가 다쳤다고 했습니다. 우선, 화장실 다니기가 힘들어서 소변은 도뇨관을 삽입하여 불편을 덜해주었고, 욕창을 방지하기 위해 에어매트리스를 설치해주었지만 문제는 간병이었습니다.

남편은 경제적인 능력도 없는데 매일 술을 마시는 알코올 중독환자였으며,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이 여성 환자가 비닐하우스 노동을 하여 살림을 꾸리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 이민결혼 와서 기회를 봐 가출하고 새살림을 차린다는 뉴스를 많이 접한 터라, 환자의 경우는 의리가 있다 싶어서인지 사정이 딱하기도 하고 안쓰러웠습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원무과 및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단체도 있었고, 긴급 의료비 지불제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움을 받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남편의 여러 가지 협조가 필요한 상황인데, 형사적인 구속 수감상태로 서류를 구비하는 것부터 꽉 막혀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마침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기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경제적인 지원 및 형사적인 절차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쉽게 간병인을 신청하고 수술도 받고, 잘 회복하여 퇴원까지 무사히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자원봉사조직에 의해 피해자의 피난처 제공, 심리적 재활 지원, 법률 지원 등에 그치다가 피해자의 권리장전이라 할 수 있는 ‘범죄피해자보호법’이 2005년 12월1일 제정되어 범죄피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지원시스템이 마련되었고, 현재 전국 57개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만들어져서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함께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법률적,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 의료적인 지원으로서 정신과적인 심리치료와 상해치료비 지원, 이사비용, 취업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고, 멘토링 봉사단을 운영하며, 가족들의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범죄피해자도 많아서 기존 살인, 강도, 강간, 방화 같은 강력범죄 및 성폭력, 가정폭력 등으로 다양하며 학교폭력, 보이스 피싱, 사이버폭력, 타인에 의한 마약 피해, 실종 등 다양한 피해자가 발생한다고 하였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도 제도 개선을 통해 사각지대 피해자들까지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매우 아쉬운 상황인데, 누구나가 갑작스런 사고나 가해에 의해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의 가족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우리 사회나 정부가 모른 채 하지 않고 가족의 상처까지 치유하고 또 정상적인 사회활동 복귀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사회의 안전망을 더 촘촘히 해주는 좋은 제도를 알게 되었고, 많이 홍보하고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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