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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 칼럼 - <제로 칼로리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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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1-27 14:15 조회8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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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어렵고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길입니다. 특히나 식욕이 많은 분들은 먹고 싶은 느낌을 억누르고 어렵게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지는데, TV 화면을 통해 모델이 시원하게 음료를 마시는 것을 본다면 갈증이 더욱 강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더군다나 이 음료가 ‘제로 칼로리’라서 살이 찌지 않는다고 광고하면, 아마도 바로 구해서 마시게 될 것입니다. 기존 탄산음료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제로 칼로리 음료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로 칼로리 음료는 정말 일반 탄산음료보다 건강에 덜 해로울까요? 

제로 칼로리 음료는 기존 탄산음료보다 열량 자체가 적다 보니 체중과 혈당 관리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평소 350g의 일반 탄산음료 두 캔을 마시던 사람이 이를 제로 칼로리 음료로 대체하면 열량 섭취를 300㎉ 가까이 줄일 수 있고, 한 달 이상 지속시 체중을 1~2㎏ 빼는 비현실적인 산술적 계산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로 칼로리 음료가 탄산음료보다 몸에 덜 해롭다고 해서 물처럼 많이 마시는 것은 금물입니다. 실질적인 칼로리에 반영되는 당 함량은 적거나 없지만, 단맛이 식욕을 자극해 다른 음식 섭취량을 늘릴 수 있고, 인공감미료가 포도당을 흡수시켜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감미료 중 수크랄로스가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인공감미료를 많이 섭취하면 유익한 장내 세균의 개체 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반면,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 감염균 수는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고, 장내 미생물 분포를 변화시켜 포도당 흡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탄산음료보다는 제로 칼로리 음료를, 제로 칼로리 음료보다는 가급적 물을 마시는 게 건강과 체중 관리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결론인데, 제로 칼로리 음료를 과신하고 너무 과하게 드시는 것은 역시 해롭다는 겁니다. 최근 설탕 대체용으로 제로 칼로리 음료에 쓰이는 감미료인 에리트리톨(erythritol)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2배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에리트리톨은 과일·채소에서 발견되는 자연 탄수화물인 당 알코올(sugar alcohol)의 일종으로, 혈당 지수가 0이고 설탕의 70%에 달하는 단맛을 지녔지만 열량은 0㎉입니다. 정말 획기적인 설탕 대체 물질이라서 설탕 대체 감미료로 스테비아와 같이 쓰여 설탕보다 200~300배 달고 흡수가 안되어 혈액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화배우, 가수 등 다이어트를 하는 유명인들에게는 정말 많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모든 실험집단에서 높은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심장마비, 뇌졸중, 3년 내 사망 위험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조사됐습니다. 

에리트리톨로 인해 혈소판이 응고해 혈전이 쉽게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옮겨가면 심장마비를, 뇌로 흘러가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상위 25%인 사람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하위 25%인 사람보다 2배 높은 것이 결론입니다. 혈액 응고나 심장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에리트리톨 사용은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운동량이 줄어서 저칼로리 식품을 찾는 수요가 늘었고, 배달 음식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에 높은 열량 음식 대비 제로 칼로리 음료의 필요성이 딱 맞아 떨어져서 그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과유불급을 생각하며 유혹에 빠지지 마시고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권유됩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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