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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칼럼 - <잠복 결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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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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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결핵

 

7de0e7cef76bfb616d900825fb8251e0_1508059우리나라의 폐결핵 발병률 및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이고, 전체 결핵 환자의 30% 정도가 20~30대로 전형적인 후진국형 양상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에 유독 잠복 결핵 환자가 많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인구의 약 1/3 정도가 잠복 결핵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에는 영양부족이 결핵 발병의 원인이었지만, 요즘에는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다이어트, 과로에 따른 면역력 약화 등이 새로운 원인입니다. 청소년이나 젊은 층도 과도한 입시, 직장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PC방이나 사무실 등 실내생활 위주로 바뀌면서 결핵 감염이 많이 일어납니다.

지난 9월19일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과 학교 등 집단시설에 종사하는 사람은 신규 채용된 날부터 한 달 이내에 결핵과 잠복 결핵 검진을 의무화하는 ‘결핵 예방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하고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보건당국이 시행규칙을 고쳐서 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전염성이 강한 결핵 검진을 강화한 것은 결핵 감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중심에 잠복 결핵이 있습니다.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진료 지침에 따르면 잠복 결핵이란 ‘체내에 소수의 살아있는 균이 존재하지만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으며, 증상이 없고, 객담 검사와 흉부 X선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로 정의합니다.

실제 몸 안에 적은 수의 결핵균이 들어와 있는 것은 맞지만 소수의 균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 잠복한 상태로만 있기 때문에 남에게 전파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이 생길 수 있는 재활성화에 심각성이 있고, 검사 및 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잠복 결핵 역시 한 가지 검사로만 병의 유무를 알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흉부 단순 X선 검사를 통해 활동성 결핵을 시사하는 큰 병변이 없는지 확인하고, 거기에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를 추가합니다. 투베르쿨린은 결핵 진단을 위한 피부 검사에 쓰이는 항원으로 결핵균에서 추출한 글리세린을 말합니다.

정제된 투베르쿨린을 팔 안쪽의 피내에 주사한 뒤 48~72시간 후에 붉게 부풀어오르는 피부 병변의 크기로 결핵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를 원칙으로 했지만 결핵 예방 접종 등의 요인으로 결과가 왜곡돼 나오는 위양성 문제와 시약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요즘은 혈액검사를 더 권장하는 추세입니다.

흉부사진과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보일 경우 가래검사와 흉부 CT, 필요에 따라서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로 정밀 검사를 하고 잠복상태를 넘어선 활동성 폐결핵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잠복상태의 결핵으로 확인되면 그에 맞는 항 결핵제를 선택해서 복용해야 합니다.

항 결핵제로는 아이소니아지드(Isoniazid, 1951), 리팜핀(Rifampin, 1959), 에탐부톨(Ethambutol, 1961), 피라진아마이드(Pyrazinamide, 1956) 등 네 가지입니다. 잠복 결핵은 경우에 따라 한두 가지 약을 선택해 처음 시작할 때 무조건 6개월 이상 복용하여 아주 서서히 자라는 결핵균들까지 모두 살균하여 완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핵이 골치가 아픈 건 완치의 개념이 없고 몸의 어디든지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의사들이 고민하는 것은 잠복 결핵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IGRA= Interferon-Gamma Release Assays)가 낮은 민감도를 보이며, 활동성 결핵 발생 예측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또 최근 감염과 오래된 감염을 구별할 수도 없고, 활동성 결핵을 감별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잠복 결핵 치료 후 반응평가를 할 수 없고, 치료 후 재감염을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 외에 잠복 결핵 치료의 낮은 순응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도 의료기관 내 결핵 감염 관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므로, 병원 내 감염 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제시하는 것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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