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종원장 칼럼 - <지방종이라고 무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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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1-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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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피부에 종괴가 생기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무시하다가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이 발생하고 열이 난다든지 아니면 커지면서 종괴 아래로 찌릿짜릿한 증상이 나타나면 덜컥 겁이 나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 진료과에 가야 하는지 헷갈리게 되는데, 보통은 팔, 다리 등 사지인 경우는 정형외과를, 목과 등, 배, 특히 여성의 경우 유방 근처라면 일반외과를, 얼굴 주변이라면 성형외과 진료가 적절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일반적인 종괴 중에 제일 많은 것은 결절종이며, 얇은 섬유성 피막 내에 약간 노랗고 젤라틴 같이 끈적이는 액체를 함유하고 있는 낭포(물혹)성 종양입니다. 둘째로 많은 것은 상피낭종으로 모발 피지 모낭이 막히거나 외상 등에 의해 표피 세포가 진피 안에서 자라고 안에 각질 세포의 부산물로 채워지면서 주머니 같은 병변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상피낭종입니다.
세 번째가 오늘 알아볼 지방종입니다. 지방종은 피부 바로 아래에서 자라는 지방 조직 덩어리입니다. 지방종은 만졌을 때 쉽게 움직이고 딱딱하지 않고 고무 같은 느낌입니다. 원형 또는 타원형 모양의 조직으로 신체 어느 부위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등, 몸통(몸통), 팔, 어깨 및 목에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지방종은 매우 흔하며 1,000명당 약 1명이 가지고 있습니다. 40세에서 60세 사이에 가장 자주 나타나지만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성별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데, 여성에게 약간 더 흔합니다. 일반적으로 지방종은 전혀 통증이 없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주변 신경을 누르거나 혈관을 누를 때 증상이 나타나고, 관절 근처에서 발생하면 많은 불편이 따릅니다.
조직학적인 특징으로는 대칭적인 모양으로 조직이 캡슐을 형성하므로 주변 조직으로 퍼지지 않습니다. 대부분 피부의 밑 피하지방에 위치하나 근육층에 형성된 경우도 있고 기관 즉, 근육, 건, 신경 초, 내장 기관, 장간막, 뇌에도 생기는 아주 드문 형태도 있습니다.
발생 이유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양상을 띄고 있으며, 관련된 특이한 유전적인 질환으로는 가드너 증후군, 마들렁 질병, 앤더스 증후군, 유전성 다발성 지방종증이 있는데, 온몸에 다발성으로 여러개의 지방종을 가지고 있다면 정밀 검진을 받아서 상기 질환을 감별 진단해야 할 것입니다.
보통 지방종으로 진료를 보러 외래에 오시면 의사들이 문진을 통해 발견 시기를 묻고, 통증 및 압통 여부를 확인하며, 종양이 점차 커지는지, 몸의 다른 부위에 같은 종양은 없는지, 가족 중 지방종으로 치료받은 분은 없는지 묻게 됩니다.
두 번째는 눈으로 들여다보며 색깔과 크기, 점상 반점 여부를 확인하고, 손으로 누르거나 만지면서 움직이는지, 깊이는 어느 정도인지, 단단한 정도를 체크합니다.
세 번째는 초음파, 자기 공명 영상(MRI) 스캔 또는 컴퓨터 단층 촬영(CT) 스캔과 같은 영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데, 지방종이 의심이 된다면 대부분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초음파 같은 영상 검사는 지방종인지 낭종(물혹 내지 결절종)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지방종의 위치와 혈관이 있는 경우 얼마나 깊은지, 신경이나 다른 조직을 누르고 있는지 여부를 식별하고, 수술을 하거나 보존적인 치료를 결정하는데 근거를 줍니다.
일반적인 지방종이 아니라 특징적인 형태의 지방종도 존재합니다. 혈관 지방종은 지방종 내에 혈관을 풍부히 형성해서 수술 시 혈관 지혈을 신경써야 하며 통증이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갈색을 가진 지방종도 있는데, 갈색 지방세포는 열을 발생시키고 체온 조절을 돕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길이가 길쭉 길쭉한 형태의 지방세포를 가지는 스핀들 셀 지방종도 있습니다.
지방종의 치료는 원칙적으로 외과적 수술입니다.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지방종이 재발하거나 다른 곳에 새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방종 모두를 수술하지는 않지만 크기가 크고, 불편하며, 점차 자라는 양상을 가지면 수술하게 됩니다. 또한 위치가 특수한 부위에 있어서 불편하다면 제거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물게 내부 장기에 발생한 지방종이 궤양, 출혈, 장폐색 등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영상 검사를 마치고 의사 소견을 듣고 결정하는게 좋습니다. 지방종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아주 드물게 지방육종이 있습니다. 빠르게(몇 주에 걸쳐) 자라거나, 딱딱하게 느껴지거나, 만졌을 때 쉽게 움직이지 않는 경우 아니면 사이즈가 손바닥처럼 아주 큰 경우 의심을 하고 빨리 검사를 해서 지방육종을 감별 진단해야 합니다.
빠르게 폐 전이를 일으키는 특징을 가집니다. 필자가 수련받던 1990년대 초반에는 초음파 검사가 널리 시행되지 않던 때였는데, 수술 전 초음파 검사 없이 대퇴부 거대 지방종으로 수술을 시행한 중년 여자 환자의 이상 소견으로(혈관 분포의 발달과 주변 조직과의 유착 등) 수술 후 조직 검사에서 지방육종으로 밝혀져 수술 대퇴부의 MRI 및 흉부 CT를 찍어서 전절제 확인과 조직학적 주위부 전이 없는 것 확인, 폐 전이 없는 것도 확인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환자가 수 개월간 수술 부위 관찰 및 폐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형외과에서 흉부 촬영을 했기 때문에 기억이 또렷이 나는데,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뜨끔합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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