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종원장 칼럼 - <계속되는 지방 중소병원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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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1-2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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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로 의대 재학생의 휴학 투쟁과 대학병원 전공의들의 사직 투쟁으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워 노동의 강도가 극심해진 해당과 전임의들마저 엉덩이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대학교수들은 마취과 전공의가 없는 관계로 수술방을 제한적으로 열다 보니 수술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수술해도 중환자실에서 주의 관찰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적체 현상과 불안 요소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교수들이 일어나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는 위헌이며, 필수 중증의료와 응급의료를 확충하고, 비어있는 지방의료를 살리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서울행정법원에 증원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문제의 방향을 돌리는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드릴 부분은 지역 거점병원들의 붕괴 현상입니다. 지역 거점병원이 경영상 문제를 드러낸 것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닙니다. 각 병원마다 사정이 다르게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모두가 그 지역의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이며, 20년 이상 거점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잘 해오던 상태였으며, 부도 및 폐업에 이르기 전까지도 치료를 받는 환자가 없어서 병원이 문을 닫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먼저 김해중앙병원은 2023년 9월27일 최종 부도 처리되었습니다. 1997년 설립된 김해중앙병원은 452병상 규모로 17개 진료과, 8개 센터를 운영하던 김해를 대표하는 종합병원이었습니다. 올해는 양산 동부지역 유일한 종합병원이자 응급의료기관인 웅상중앙병원이 지난 3월4일 폐업하여 인근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2014년 개원하여 266병상이 있으며, 13개 과에 의사 20명, 간호사 120여명이 근무하였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하루 외래환자는 465명이며, 입원환자는 186명으로 운영되다가 최근 폐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짐을 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관리비용 증가는 공통적인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중소병원 특성상 같은 인건비 상승이라도 다른 직종에 비해 가파른 형태로 부담이 가중되었고, 물가 인상이나 임금 인상에 전혀 따르지 못하는 의료 수가는 중소병원의 목을 더욱더 조르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의료 수가 규제에 따른 정책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김용익 교수가 주도한 ‘문케어’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었고, 거기에 포함된 중소병원 말살 정책으로 인하여 많은 중소 거점병원이 부도가 났습니다. 부도가 나도 주인이 바뀌어 금방 다시 개원이 되면 중소병원은 부도 사실도 기사화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때부터 의원급 진료비가 병원급 진료비를 추월하여 이제는 그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습니다. 의원 초진료는 1만7610원, 재진료는 1만2590원을 받는데 비해 병원 초진료는 1만6960원, 재진료는 1만2290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모든 환자가 상급 종합병원으로 몰리는 시발점이 됩니다. 어려워진 중소병원이 살아남기 위해 경제적으로 적자를 생산하는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먼저 폐쇄하게 됩니다.
당연히 치료가 안되는 중증 응급환자들은 상급 종합병원의 응급의료센터로 몰리게 되고, 중소병원에서 소화해주던 중등도의 응급환자까지 몰려드는 상황에 정말 위급하고 중점 치료해야 할 환자들이 치료받을 기회를 상실하고, 생명을 잃는 경우가 보고되지 않고, 통계에 잡히지 않았을 뿐 엄청나게 많다는 것은 현장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모두가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김용익 교수 주도의 중소병원 말살 정책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환자 안전 관리비, 감염 관리비를 신설해서 규모가 300베드 이상되는 병원에만 지급하고, 상시 200명 이상 입원을 유지 못하는 중소병원은 그림의 떡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많은 비급여를 급여화하여 중소병원의 실질적인 소득원을 잘라버리고, 상급 병실료와 특진비를 없애는 조건으로 만든 환자 안전 관리비, 감염 관리비는 상급 종합병원에만 배분하므로 중소병원들은 허탈해하며 곡소리를 내다가 비명횡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원도 중환자실을 폐쇄한지 오래 되었고, 3년간 응급실을 폐쇄했다가 지난 2023년 11월 정부 보조를 받는 조건으로 다시 응급실을 개원하게 되었는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의 응급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서 경영에 커다란 부담으로 다시 문을 닫을지 고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4개월 동안 많은 응급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고민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병원문을 닫기 전에 적자 나는 곳을 먼저 줄여나가는 게 생존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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