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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칼럼 - <냉동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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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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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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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베스타 스탤론이 형사로 분해서 범죄자 웨슬리 스나입스를 체포하는 영화 ‘데몰리션 맨’에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죄목으로 냉동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가 냉동 상태에서 재생되는 동안 새로운 교육을 받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또, 최근 영화인 인터스텔라에서도 우주비행사들이 냉동 수면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주여행을 할 때 공기와 식량 등을 절약하기 위한 방법으로 택하는 냉동 수면. 인간을 냉동 상태로 유지하다가 해동시킨다는 ‘냉동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영화입니다.

실제로 간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던 미국의 심리학자 베드퍼드가 1967년 75세의 나이로 미래에 암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영하 196℃의 질소탱크 속에 들어가면서 냉동 인간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크리오러스(KrioRus), 미국의 알코르 생명연장재단(Alcor Life Extension Foundation), 크라이오닉스 연구소(The Cryonics Institue)는 세계 3대 냉동 인간 기업으로 불립니다. 이들 3개 회사에 냉동된 사람 수만 352명이며, 향후 사망한 뒤 냉동하겠다는 회원은 2,712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저마다 사연은 달라도 의학기술이 발전한 먼 훗날 다시 깨어나 새로운 삶을 찾겠다는 소망은 같습니다.

러시아의 크리오러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냉동 이식용 장기 연구 전문기업인 휴먼 하이테크는 크리오러스와 2017년 11월9일 한국 내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크리오러스 코리아를 출범시켰습니다. 한국에도 냉동 인간 서비스가 상륙한 것입니다.

사실 한국에 들어온 냉동 인간 기술이 처음 접목될 분야는 이식용 냉동 장기 분야입니다. 신장, 폐, 심장 등 고형 장기가 체외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4~8시간 정도로, 이식을 받아야 할 환자들이 있어도 적시에 이식하지 못해 버려지는 장기만 60%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은 3년 내 이식용 냉동 장기의 성공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이식용 장기는 냉동 인간을 실현하기 위한 긴 여정 중 하나로 여깁니다.

아직도 해결이 안 되는 두 가지 난제가 있는데, 하나는 독성이 있는 부동액이고, 하나는 위험한 해동 과정입니다.

환자의 사망이 확인되면 곧바로 냉동 보전을 위한 수술이 시작되는데, 환자가 수술대에 오르면 의료진은 얼음을 부어 신체 온도를 영하로 낮추고, 심폐 소생기로 호흡과 혈액 순환 기능을 되살려 산소 부족으로 뇌가 손상되지 않도록 한 뒤, 이 상태에서 가슴을 갈라서 남아 있는 혈액을 모두 없앤 뒤, 인공 피와 특수 약물을 주입하고, 냉동 보존실로 옮겨 특수 액체를 부동액으로 바꾸는데, 부동액은 세포가 냉동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여 줍니다.

이제 시체를 급속 냉각시켜 냉동 캡슐에 보관합니다. 액체 질소가 채워진 냉동 캡슐은 영하 196℃로 유지됩니다. 냉동 인간이 된 사람을 다시 해동할 때 뇌가 과연 무사할까요?

냉동 상태에서 제대로 보존하고 다시 해동시킬 때 신경세포의 회복이 최대 관건인데, 신경 세포 덩어리인 뇌를 무사히 복구하는 기술이 반드시 실현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뇌는 냉동 인간 기술의 난제로 남아있었지만 2016년 포유류의 뇌를 완벽하게 얼렸다가 해동시킨 첫 연구 사례도 나왔으니 더욱 기대를 해 볼만 합니다.

자살율이 높은 한국에서 현재가 괴로워 모면하고 싶어서 자살을 택하기보다는 좀 더 희망적인 냉동 인간을 택하면 어떨까요?

하지만 이것도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살아있는 사람을 냉동 인간으로 만드는 법적인 문제 해결과 현재 3대 냉동 인간 회사는 냉동과 보존은 책임지지만 해동에 관해서는 법적으로 책임지지 않으므로, 다가올 미래에 해동되어 깨어났지만 해동에 대한 엄청난 채무를 지게 되는 문제는 저만의 기우일까요?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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