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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종원장 칼럼 - <도대체 간유리 음영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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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9-13 13:34 조회11,6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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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고해상도 흉부 CT 검사가 대중화되면서 ‘간유리 음영 폐 결절(종괴)’ 발견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간유리 음영은 병명이 아니라 폐 CT 영상에서 유리를 갈아서 뿌려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뿌옇게 보이는 현상으로 폐 실질의 증가된 음영을 의미합니다.

최근 의학기자 출신 유명 유튜버는 자신의 SNS에 “왼쪽 폐에 1.9㎝ 간유리 음영이 있는데, 조직 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내야 한다”며 실제 수술(구역 절제술-폐 일부분만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사실 발견되자마자 바로 수술한 것이 아니고, 13년 전에 1.3㎝ 간유리 음영을 발견하였으나, 그 당시에 명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던 상태에서 관찰을 진행 중 2019년에 1.9㎝로 더 커졌고, 환자 본인의 흡연력(반갑을 30년 동안) 때문에 수술을 권고받았다고 합니다.

간유리 음영의 원인은 첫째, 폐포 벽의 염증이나 간질, 폐포 내를 채우는 물질의 증가로 야기되는 상태로 치료 가능한 폐렴이나 결핵의 후유인 경우 둘째, 심한 섬유화가 진행되는 병변이나 폐에 생기는 전이암, 세기관지 폐포암 등과도 관련이 있는 경우로 나뉩니다.

이처럼 간유리 음영의 원인이 다양하고 설령 폐암으로 확인되더라도 대부분 초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간유리 음영=폐암’으로 예단하는 것은 안 좋지만, 그만큼 겁을 내는 이유는 폐암이 무서운 암이기 때문입니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폐암은 수 십년째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간유리 음영 치료 시기와 방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지만, 미국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순수 간유리 음영의 경우 2㎝까지는 지켜봐도 괜찮다는 지침이 있습니다. 일본에선 1.5㎝까지는 관찰해도 무방하다고 합니다. 간유리 음영은 순수 간유리 음영과 부분 고형(덩어리) 간유리 음영으로 나뉘는데, 간유리 음영 내에 딱딱한 고형 성분이 그대로이거나 약간 커졌다면 암 진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외 연구에서 고형 성분이 조그맣게 있는 경우 87%, 고형 성분이 많은 경우 99% 이상 암으로 진단된 것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고형 성분이 부분적으로 섞인 간유리 음영이 조금이라도 나타났을 때는 빨리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미국과 일본의 지침이 동일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2㎝ 이하 간유리 음영 수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95%가 폐암으로 확진, 나머지 5%도 암이 되기 직전이었습니다. 또 간유리 음영이 1㎝가 넘어가면 약 80% 가량은 암이 미세하게 주변을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크기가 작아도 흉막을 뚫고 흉강으로 퍼지면 폐암 말기로 진행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1㎝ 이하 순수 간유리 음영은 주기적으로 크기가 커지는지, 고형 성분이 보이는지 3~6개월마다 관찰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1㎝ 이상 순수 간유리 음영이거나, 1㎝ 이하라도 고형 성분이 있는 간유리 음영이라면 조기에 수술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대부분 암일지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을 안고 사는데, 예민한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폐암일 가능성이 높은 간유리 음영을 그대로 두고 불안 속에서 계속 CT를 찍는 불편을 감수하기보다는 적극 치료 즉, 흉강경을 통해 쐐기 절제 수술 또는 구역 절제 수술을 받아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이 낫다고 전문가들 사이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태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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